글렌모렌지 시그넷 리뷰 (Glenmorangie Signet)

글렌모렌지 시그넷
글렌모렌지 시그넷 (28~35만원 대 23.1월 국내 매입 기준)

# Bottle – 글렌모렌지 시그넷

글렌모렌지 시그넷은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글렌모렌지(Glenmorangie)는 고요한 계곡이라는 뜻의 게일어라고 한다.

그 이름, 글렌모렌지는 어울리게 하이랜드(Highland)에 테인(Tain)이라는 작고 조용한 마을에 위치한 증류소이다.

현재는 아드벡과 같은 소속으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의 대표 주류 브랜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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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설립 연도는 1843년경으로 알려져 있고, 설립역사와 관련된 특별한 사안보다는 버번캐스크에 대한 ‘집착’으로 유명한 증류소이다.

실제로, 전 증류소들 중에 캐스크를 제일 잘 사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버진 오크를 미국 미주리에서 채취하여 테네시 위스키로 유명한 ‘잭다니엘’사에 빌려 숙성 후 회수, 재조립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모렌지만의 특징을 갖는 버번캐스크의 맛이 묻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흔히 마지막에 다른 캐스크에서의 숙성을 거치는 wood finish의 개념을 정립한 증류소이기도 하다.

오피셜라인에서 조차 단순 셰리, 버번의 조합이 아니라 와인캐스크를 공격적으로 이용한다.

소테른, 포트, 마고 등이 그 대표적이 예이다.

글렌모렌지는 캐스크종류에 대한 도전만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CS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증류소이기도 하며, 이번 포스팅에서 리뷰하고 있는 시그넷의 경우는 맥아를 볶아서 사용하는 도전 등 스카치위스키 업계에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주는 곳이다.

글렌모렌지 시그넷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꼈던 즐거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고 한다.

실제로, 모카 풍미가 강렬하게 밀려드는 위스키라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 버번 캐스크의 크림 같은 부드러운 질감, 셰리 캐스크의 달콤한 풍미, 그리고 까맣게 그을린 캐스크의 알싸한 향의 조화가 특징적이다.


# Tasting note – 글렌모렌지 시그넷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6%
  • 가격 – 30만원 전후 (23.8월 기준)

 

노즈 Nose ;

잔에 따름과 동시에 확 피어오르는 향은 놀랍게도 코코아 파우더이다. 이후에 코를 가져가면 느껴지는 모렌지 특유의 청량한 청사과향이 들어온다.

이내 청사과의 단 내가 가라앉으며 보리를 태운듯한 냄새가 섞이며 그 유명한 커피노트나 올라온다.

너무나도 신기한 경험. 이후에 크리미한 향이 섞이면서 모카가 연상된다.

팔레트 Palate ;

알콜이 조금 찌르는 느낌과 초콜릿 파우더의 느낌이 노즈에서보다 조금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 후에 셰리의 단맛이 잠깐 등장하고 맥아를 볶았다는 공정 다운 볶은 맛이 섞이면서 에스프레소의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

피니쉬 Finish ;

스파이시한 피니쉬가 올라오면서 고농도의 카카오의 떫은 여운이 연상된다.

뒤로 넘어갈 수록 크리미한 향이 피어오르면서, 아포가토 같은 커피와 바닐라아이스크림을 먹은듯한 피니쉬가 인상적.

 


# Score (3.5/5) – 글렌모렌지 시그넷

“진짜 시간이 지날 수록 커피향이 올라온다” 라고 절로 말이 나올정도로 뚜따 후에 변화가 극심한 위스키였다.

독특한 문양과 예쁜 병으로 유명하여 싱글몰트를 즐긴다는 지인이 있다면 선물로 종종 추천되는 위스키. 환율이 좋던 코로나 전 시절만 해도 면세로 구매하면 17~19만 원짜리 킹갓성비 위스키였다.

하지만, 현재는 굉장히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환율도 높아서 면세가도 20만 원이 좀 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 정발은 30만원 전후로 부담스러운 고가의 위스키이다.

이 위스키에 대한 설명자체가 대부분 다크 초코릿, 에스프레소여서 첫 뚜따 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었다.

막상 열어본 시그넷은 역시 NAS제품군이어서 일까?  알코올이 굉장히 튀고, 볶은 보리맛은 나지만 그것을 음미하기엔 너무 맛이 조화롭지 못했다. 단 맛도 덜올라와서 위스키 자체가 굉장히 분리된 먓이 나는 기분이었다.

첫 뚜따 후 두어 번 정도 음용하고 2달이 지난 지금 새로 마신 시그넷은 아예 다른 위스키를 마신듯 했다.

처음 혀에 떨어지는 맛은 확실히 모렌지 특유의 버번캐스크 특징인 청량한 청사과스러운 단 맛과 스파이시 함이라 익숙하였다.

 이후에 올라오는 볶은 맥아의 팔레트가 조화를 이루면서 내는 커피의 맛과 피니쉬는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뭐 생각해보면, 노트가 주는 인상이 이 위스키의 유명세의 대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위스키는 원래 풍미가 반이상 먹고들어가는걸 생각하면 독보적인 이 노트는 시그넷이 분명 의미있는 위스키임을 증명하는 듯하다.

시그넷은 면세점에서 구매하면 $180정도이니 환율에 따라 20만원 초반에 구할 수 있어서 선물로도 좋은 위스키로 유명하다.

최근 주류학개론에서도 나오고, 선물로 좋은 위스키라고 평이 나있지만, 예쁜 외관과 주변의 평만 듣고 선물을 하는 것은 역시 아쉽다.

피규어를 선물로 사는 것이 아니니, 역시 내가 먼저 마셔보고 그 경험과 스토리를 같이 선물하면 조금 더 좋고 의미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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