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 리뷰 (The Glenturret 30yo 2020 maiden release)

글렌터렛 30년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 (450만원 전후, 24.8월 기준)

# Bottle –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는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이다.

글렌터렛은 퍼스쉐어 터렛강에 위치한 증류소로 증류소에서 주장하기에는 1760년대에 시작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라고 한다. 공식등록 연도는 63년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1717년부터 운영되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어 역사가 정말 깊은 증류소이긴 하다.

앞서 글렌터렛 2023년 릴리즈에 대해서는 리뷰하였으나, 2021년 기준으로 꽤나 맛이 변했다는 평가가 있는 글렌터렛이라 2020년 릴리즈들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재미있는 시음 기회였다.

 

보통 그 해의 첫 릴리즈를 메이든 릴리즈라고하며, 유러피안 셰리 오크에서 숙성한 제품이다. 23년에도 30년 숙성이 출시되었었지만 42.7도였던 것에 비해 도수도 45.7도로 꽤나 짱짱하게 출시되었고, 750병이 병입되었다.

그에 반해 사실 국내에는 당시만해도 현재 정식수입원인 태산주류가 가져오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케이바 사장님의 파트너를 통해 홍콩쪽 벤더를 건너서 수입되어 소량만 입고 되었다고 한다.

특히, 2020년이 밥 달가노를 처음으로 영입하여 제품이 나온 해이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깊은 제품이기도 하다.

라벨 앞 뒤


# Tasting note –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5.7%
  • 가격 – 450만원 전후, 24.8월 기준

 

노즈 Nose ;

나무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니스, 매니큐어, 본드같은 짙은 오프노트를 약간 품은채로 포도와 유로피안 오크의 뉘앙스가 강렬하게 풍긴다. 포도향이 굉장히 강해서 매니큐어 같은 향을 갖고 있음에도 프루티한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다. 시간을 갖고 열어두면, 나무의 과숙성된 뉘앙스가 날아가면서 포도쨈같은 달콤함과 사과의 향도 느낄 수 있다.

올드셰리하면 생각나는 물에 밀도 높게 녹인듯한 흑설탕 같은 물내와 짙은 단 내도 느낄 수 있다.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정제된 건초와 스파이시한 향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팔레트 Palate ;

입 안에 들어오자마자 굉장히 새콤달콤한 맛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며, 시간이 지나고나면 포도의 꾸덕한 맛과 함께 흙내음이 같이 느껴져서 고숙성임에도 포도에 절어있는 잼의 느낌보다는 싱그러운 포도의 뉘앙스가 더 강하다.

또, 일전 맥캘란 1975 에서 느꼈던 흑설탕과 물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스파이시가 적당하게 붙어 굉장히 팔렛을 고급스럽게 마무리해준다.

피니쉬 Finish ;

음용하기 좋은 45.7% 도수답게 팔레트와 피니쉬 전반에 부즈는 거의 느낄 수 없고 은은한 스파이스와 포도, 사과의 프루티한 여운이 은은하게 깔려서 꽤 오래 지속된다. 복합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피니쉬.


# Score (4.25/5) –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

“취향의 한 꼭지를 찾아다준 제품

위스키를 취미로 가지면서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를 새삼 느낀 제품으로, 기본적으로 필자는 18~20년 수준이 숙성 위스키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필자가 좋아하는 위스키류가 대부분 버번캐스크 위주이고, 그 정도 숙성감이 넘어가면 나무 쓴 맛이 바닐라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고 산미도 잃기 때문인데 글렌터렛 30년 2020 메이든 릴리즈는 일단 유로피안 셰리오크 베이스라 필자의 취향에 맞는 스팩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셰리는 고숙성이 진짜라고 했던가. 새콤달콤한 산미와 함께 싱그러운 포도의 향이 정말 쥬스처럼 잘 베어있고 나무의 아쉬운 맛들도 포함되어있지만 그 마저도 하나의 스팩트럼으로 녹아서 복합미를 뽐내는 것은 확실히 맛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거기에 30년이면 1990년대에 증류한 제품이니, 이렇다할 올드보틀들과 비교하기엔 영한 제품이지만 역시 위스키 산업이 현재와 다른 양태일 때의 배럴에서 풍기는 특유의 흑설탕 뉘앙스는 올드보틀의 한 부분을 즐기기에도 꽤나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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