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ttle – 글렌피딕 26년 그랑코쿤
글렌피딕 26년 그랑리제르바은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위스키 병에도 그려져 있는 사슴에서 알 수 있듯 글렌피딕은 게일어로 ‘사슴의계곡’ 쯤 되는 뜻을 가지고있며, [glen ; 계곡, fiddich ; 사슴]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지역에 위치하고있다.
글랜피딕 증류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일전 글랜피딕 12년과 15년 리뷰를 참고.
케이바에서 글렌피딕 고숙성 라인 테이스팅 티켓을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다양하게 비교 시음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리뷰하는 글렌피딕 26년 그랑코쿤는 일반적인 글렌피딕 고숙성의 배합다운 아메리칸과 유로피안 배럴에서 25년이상 숙성한 원액의 매링(marrying)을 기반으로 꼬냑 캐스크를 통해 2년간 피니시 숙성한 제품이다.
# Tasting note – 글렌피딕 26년 그랑코쿤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3.8%
- 가격 – 90~100 만원 중반 (24년 5월 기준)
노즈 Nose ;
꼬냑이나 아르마냑(들로르XO)에서 느꼈던 꾸덕한 건포도 단내와 황내가 확 느껴지고, 정말 묵직한 유로피안 오크 뉘앙스의 나무향이 강하게 들어온다. 그 위로 글렌피딕 특유의 사과향이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글렌피딕의 특징인 사과의 뉘앙스가 가장 비중이 적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오크와 꼬냑 특유의 찐한 건포도, 황이 글렌피딕의 특징을 지워버린 느낌이라 뭔가 애매한 노즈.
팔레트 Palate ;
꼬냑 캐스크라고는 하였지만, 생각보다 피노나 까쇼같은 산미가 도드라지고 가벼운 와인 캐스크가 떠오르는 포도 과실의 맛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덕분에 글렌피딕 특유의 청량하며 점잖은 느낌은 다 사라져버린 것이 흠이라면 흠. 그 이후에 올라오는 탄닌감과 스파이시 또한 향에서부터 느껴졌던 묵직하고 강한 나무의 영향을 많이 탄듯하게 느껴졌다.
피니쉬 Finish ;
포도과실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피니시와 오크의 묵직한 탄닌감이 입안을 굉장히 드라이하게 하며 여운이 길다.
# Score (3.5/5) – 글렌피딕 26년 그랑코쿤
“꼬냑과 나무가 글렌피딕을 잡아먹었다”
왠지 고풍스러운 병 디자인과 글렌피딕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봤을 때 가장 잘어울릴것만 같았던 꼬냑캐스크의 글렌피딕 26년 그랑코쿤은 개인적으로 이 날 시음한 4종 중에서 가장 아쉬운 보틀이었다. 꼬냑의 황과 2년간의 피니싱에서 얻은 강한 탄닌감과 스파이시가 글렌피딕의 기본 골자가되는 사과, 과수원스러운 뉘앙스를 너무 축소시켜서 결국 나무맛 포도쥬스가 된 듯한 느낌이 조금 들어서 아쉬웠달까.
확실히 맛자체만 두고 보면, 포도알을 방금 씹은 듯한 산미와 달콤한 맛은 훌륭하였고, 꾸덕한 셰리 위스키들에서 느낄 수 있는 묵직한 오크의 탄닌이나 스파이시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시음한 4종 중에서도 볼륨감은 가장 높은 느낌을 주는 위스키였다.
하지만, 왠지모를 ‘글렌피딕’의 은근한(?) 부재는 아쉬움이 느껴졌달까 ㅎㅎ. 피니싱을 함에 있어 통의 위력이 새삼 강하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위스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