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ttle –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 타임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 타임은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위스키 병에도 그려져 있는 사슴에서 알 수 있듯 글렌피딕은 게일어로 ‘사슴의계곡’ 쯤 되는 뜻을 가지고있며, [glen ; 계곡, fiddich ; 사슴]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지역에 위치하고있다.
글랜피딕 증류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일전 글랜피딕 12년과 15년 리뷰를 참고.
케이바에서 글렌피딕 고숙성 라인 테이스팅 티켓을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다양하게 비교 시음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리뷰하는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 타임은 1887년 창립된 글랜피딕의 역사를 기념하는 한정판 제품이다. 유로피안 및 아메리칸 배럴에서 최소 30년 숙성한 원액들만을 블랜딩해서 만든 귀한 스팩의 싱글몰트로 ‘타임 시리즈’로 30년, 40년, 50년 총 3종 발매된 제품 중 하나이다.
특별한 기교나 독특한 캐스크 피니시없이, 글렌피딕이 가지고있는 좋은 원액들을 보여주는 시리즈라 더 관심이 많이 갔던 제품.
# Tasting note –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 타임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3%
- 가격 – 150~180 만원 대 (24년 5월 기준)
노즈 Nose ;
고숙성다운 하나가 된 듯한 편안한 노즈가 바로 느껴진다. 사과쥬스같은 느낌의 안정된 향과 오렌지 시트러스가 전반적인 향의 큰 골자를 가지고 그 뒤로 약간의 쿰쿰한 오래된 종이느낌, 향긋한 꽃향 그리고 파우더리한 달콤함이 시트러스와 어울어지며 살구, 자두가 떠오른다.
팔레트 Palate ;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크림과 꿀이 입안에 정말 잘 어우러진채로 퍼져나가며, 노즈에서도 느꼈던 각각의 팔레트가 끊어짐 없이 은은하게 연결된 섬세한 맛이 즐거움을 준다. 크리미한 바닐라와 꿀을 베이스로 생강같은 스파이시, 사과껍질같은 달큰하면서도 쌉쓰름함, 오렌지가 떠오르는 시트러스들이 정말 유기적으로 잘 얽혀서 복합적인 팔레트가 느껴진다.
도수가 43%이다보니, 강도면에서는 약간은 아쉽지만 정말 섬세하고 촘촘하게 맛이 박혀있는 듯 하다.
피니쉬 Finish ;
사과껍질의 쌉쓰름함과 달큰함 그리고 은은하게 묻어있는 오크의 여운이 기분좋게 남는다.
# Score (4.25/5) –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 타임
“기회가 된다면 꼭 마셔보아야할 고숙성”
개인적으로 섬세하고 음용성 좋은 위스키들을 조금 더 선호하다보니, 정말 너무나도 맛있고 은은하게 풀어지는 복합적인 팔레트가 너무나도 즐거웠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맘이 드는 건 귀한 30년 숙성의 위스키다보니 43%보다 조금 더 높은 도수였다면 이 복합적인 맛을 더 강한 볼륨감으로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글렌키스 25년 리뷰 (Glen Keith 25yo) 때도 그렇지만, 고숙성으로 갈 수록 나무의 은은한 맛과 함께 쥬시해지는 그 위스키의 맛은 정말 다른 어떤 음료에서도 느끼지 못할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것 같다. 이번 글렌피딕 30년도 확실히 입 안에서 풍기는 쥬시함과 함께 입 안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풀어지는 팔레트와 노즈들은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글렌피딕 30년 올드 서스펜드타임은 ‘타임 시리즈’라는 한정판 위스키이기에 특별한 피니쉬가 없어서 의아하긴 했지만, 어떤 의미로는 가장 글렌피딕 다운 뉘앙스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흔히 ‘튜닝의 끝은 순정’을 보여준 위스키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