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위스키 02 리뷰 (KIMCHANGSOO Whisky 02)

김창수위스키2
김창수위스키 02 (259,000원, 발매당시 기준)

# Bottle – 김창수위스키 02

최초라는 타이틀로 기원과 조금 시끄러웠던 것으로 알지만, 어찌 되었든 개인사업자로서 최초의 싱글몰트를 개척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김창수위스키는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해 있다.

김창수위스키의 대표 김창수대표는 정말 맨몸으로 자전거와 텐트만 들고 스코틀랜드의 100여 개의 증류소를 방문하고, 치치부 증류소에 자문과 실제 주류회사 (디아지오)에서 근무를 하며 식견을 넓혀가다 직접 증류소를 차린 한국인 최초 마스터 디스틸러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유튜브에서 설립까지의 스토리는 술에 대한 열정과 낭만이 느껴진다.

정말 맨땅에서 주류 관련일들의 식견을 넓혀가며 어렵게 차린 증류소에서 직접 자기 제품을 병입까지 하는 그 이야기들은 개인의 업적을 넘어,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역사를 써 내려가는 것 같아 자연스레 응원하게 된다.

 

김창수위스키 증류소의 김창수 대표

김창수위스키는 넘버링만 붙여 병입 된 채로 김창수위스키라고 판매되는 중인데, 그래서 애칭으로 ‘창스키’라고도 불린다.

첫 창스키는 22년 4월에 발매되었고 저 숙성의 노트들을 가리기 위해(?) 피티드로 출시되었었다.

하지만, 창스키 02의 경우는 논피티드에 몰트도 군산의 두줄보리를 이용한 위스키로 여러모로 ‘국산과 최초’의 타이틀을 많이 가진 위스키이기도 했다.

숙성 또한, 개인도 구매가 가능한 국내 오크통 업체인 ‘영동 오크통 제작소’의 신갈나무로 요즘 한창 일본위스키의 위상을 올려준 ‘미즈나라’의 사촌 격인 국산 참나무를 이용한 오크통에서 진행하여 정말 국산 위스키의 한 획을 그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오픈런을 넘어 발매일 전부터 ‘폐점런’ 이슈가 꽤 있던 제품이기도 했다. 필자도 응모했지만, 당연히 떨어져서 이렇게 바에서나 즐길 수밖에 없는 (다른 의미로) 귀한 위스키ㅎㅎ.

재미있는 점 몇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48.7% 도라는 도수가 좀 애매해 보일 수 있지만,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스카치 CS 제품군이 50도를 훌쩍 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여러 오크통으로 숙성해서 섞은 것도 아니라서 의아할 만한 부분이다.
이유는, 숙성을 거친 100L와 180L의 작은 오크통이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기후가 급격하여 굉장히 많은 증발(angel’s share)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김포의 천사들은 술주정뱅이가 아닐까)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김창수위스키에서는 오피셜 테이스팅 노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김창수대표의 소신 때문인데, 저숙성이라는 선입견과 또 신생위스키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를 참고할 정답지 없이 평가받고 싶어서라고 한다.

 


# Tasting note – 김창수위스키 02

  • 국가 – 대한민국
  • 주종 – 코리안 싱글몰트 (캐스크 스트렝스)
  • 용량 – 700ml
  • 도수 – 48.7%
  • 가격 – 259,000원, 발매당시 기준 (22.4월)

노즈 Nose ;

저숙성임에도 그리고 낮지 않은 도수임에도 부즈가 없다. 스피릿을 공들인 게 느껴진다.
홍삼, 대추와 같은 달달하긴 하지만 얼큰하게 맵싸름한 느낌의 한약재가 느껴지는 노트가 지배적이다.
그리고 맵싸름한 느낌 뒤로 깔리는 화한 민트.

팔레트 Palate ;

팔레트에서도 역시 부즈 튀는 맛은 없는 것이 스피릿자체가 깔끔하게 잘 뽑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홍삼캔디와 같은 느낌의 달콤 쌉싸름함이 느껴진다.
감초와 대추 같은 것이 강하게 떠올라서 복합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인 팔레트

피니쉬 Finish ;

아직 어린 위스키이다 보니, 나무의 맛을 다 빨아오진 못한 모양인지 크게 남는 여운은 없다.
높은 도수에도 뜨끈한 대추차를 내려 마시고 난 뒤의 약간의 얼얼함이 남는 정도의 피니쉬.


# Score (3/5) – 김창수위스키 02

“재밌고 놀랍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김창수위스키 02는 국산 위스키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노즈, 꿀 탄 대추차가 떠오르는 재미있는 위스키였다. 뉴월드 위스키 시음기도 다녀왔지만 어떤 의미에서 가장 이질적인 노트를 느꼈던 위스키.

실제로 놀랍고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긴 했지만, 선뜻 ‘와 맛있다!’라는 느낌의 위스키는 아니었다.

그래도 김창수 대표의 오랜 팬이기도 했고, 꼭 마셔보고 위스키여서 기대치가 높았던 것도 있었지만 맛 자체를 또 기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 잔 즐기는 동안 굉장히 오랜 시간 노징을 하고, 입안의 이쪽저쪽을 굴려가면서 맛도 느껴보았다.

그 시간 동안 느낀 경험들은 확실히 유명 스카치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저숙성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뽑힌 스피릿은 얼마나 공을 들이고 신경을 썼을지 생각해 보면 어떤 의미로 굉장하다는 생각과 함께 한 번쯤은 느껴보고 싶은 경험이라 부럽기도 하였다.

어떠한 의도를 갖고 만든 위스키라는 것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김창수위스키의 미래가 기대되는 한 잔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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