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앤바시 숙대점 – 세줄요약 (가격 / 맛 / 공간)
- 대학가 식당다운 혜자스러운 가격. 사장님도 맛있고 치킨이 미쳤어요! (과한 양의 파스타와 메인 각각 12000원, 17000원 대)
- 퓨전 파스타, 샐러드를 곁들인 유린기 – 여대 앞에 어울리는 맛. 직관적으로 즐거운 맛이에요.
- 입구의 대기하는 계단부터 식당 내부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공간이 돋보여요. 깔끔하고 따듯한 분위기의 식당이에요.
위치정보와 주차정보
# 주차공간 : 없음 – 숙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가까워요.
눈으로 본 것들 (매장 외관과 내관 정보)
오래만에 데이트로 방문한 숙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에 그녀가 대학다니던 시절부터 있던 유명한 숙대의 맛집인 마시앤바시를 가보고싶다고 하여 방문하게 되었다.
대학가의 좁은 식당답게 주차도 안되고, 웨이팅 리스트도 없이 서있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역시 대학가 식당은 이게 감성아닐까? 하고 대학가에 대한 얘기를 하며 기다렸다.
따로, 웨이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한사람 스면 좌우로 서기도 불편할 정도로 좁은 계단에 서서 대기해야 하는 식당.
거기에, 일행이 다와야지만 자리로 안내해 주고 자리착석 후 추가손님에게는 수저도 주지않는다!
물론, 필자는 친구가 없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단체로 가실 분들은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웬만한 돼지고기 집에서도 고기를 다 구워주는 시대고, 코로나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까지 경험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식문화가 굉장히 높아진 요즘 역행하는 이 느낌이 너무 오랜만이고 어색해 새삼 반가운 느낌까지 들었다.
식당은 테이블이 6~7개 정도 놓인 작은 규모였다.
내부 디자인은 확실히 요즘의 느낌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정렬되어 있었다.
하얀 벽에 노란 조명들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다.
실내가 꽤나 많은 와인병들과 코르크로 장식되어 있는데, 현재는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테리어로 와인잔들도 있고 한 것을 보면 아마 최근부터 팔지 않게 된 것 같다.
플레이트들이 대체적으로 자극적인 맛이라 드라이한 와인과 함께 했으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먹어본 것들 (메뉴 정보)
한 테이블에 한 번만 2000원에 준다고 하는 떡볶이가 있어, 떡볶이 마니아로서 참을 수 없어서 조화고 나발이고 주문해 버렸다.
이게 또, 우습게도 물건이었다.
멸치맛국물? 생선액젓? 같은 어향이 많이 나는 액젓을 쓰신 것 같았는데 꼬치어묵을 먹을 때의 그 감칠맛이 폭발하는 떡볶이였다.
앞의 두 메뉴와는 사실 어울리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지만, 소주랑 함께 먹으면 굉장히 맛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밀떡을 좋아한다면, 다른 음식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도 시키시길 권장합니다. 2000원이잖습니까. 이걸 어떻게 참아요 🙂
같이 주문한 치킨이 느끼할 것 같아서, 크림이긴 해도 백김치로 새콤한 맛을 곁들일 생각으로 주문한 파스타.
요즘 파스타가격을 생각한다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파스타라고 생각이 든다. 파스타 면의 익힘이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평범한 크림파스타였고 백김치의 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둘의 조화가 좋다고 말하기엔 생각보다 더 새콤했다.
그래도 빠네도 아닌 것이 이 가격에 식빵이 얹어 나오는 이 귀여움은 대학가 식당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조화 아닐까?
메인으로 주문한 차이나 치킨, 17000원이라는 가격에 정말 말 그대로 치킨을 산처럼 쌓아서 나와서 조금 당황했다.
요즘 치킨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한 양이 나왔다. 뼈 없는 닭다리살을 재료로 튀기신 것 같았다.
닭 자체도 부드럽고 튀김옷도 두껍지 않아서 먹기 좋았다.
유린기의 새큼한 소스와 비슷한 맛이었고, 같이 곁들여진 채소가 튀긴 음식을 먹는다는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아주 여대 앞에 적당한 음식이 아닌가 감탄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ㅎㅎ.. [실컷 다 먹은 필자는 남자다] 방문한다면 이 메뉴는 꼭 시켜볼 만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다녀온 뒤 느낀 것들 (후기)
23년 2월경 에 방문했던 식당.
대학을 졸업한지도 벌써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대학가 음식이 먹고 싶을 때면 숙대입구역이나 혜화를 찾게 된다.
심지어, 나도 그녀도 숙대나 성균관대를 다닌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아마도 굳이 이 곳을 오게 되는 이유는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첫째일 것이고, 대학가 상권이 아니면 먹지 못할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인상이 강해서일 것이다.
대학가 특유의 불편함이 ‘음식’ 자체보다 같이 온 ‘사람들과의 식사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나저러나,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는 망고플레이트에서 수년째 인기 맛집이기도 하고 뜬금없는 Bon appetit라는 문구 뒤의 지워진 느낌표가 숙대의 터줏대감 식당임을 뽐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