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ttle – 비잔 클리어
비잔클리어는 일본 주류 중 고메쇼추 (Rice shochu)이다.
비잔 클리어는 ‘월계관(Gekkeikan)‘에서 만드는 고메쇼추(쌀소주)이다.
월계관은 1637년에 창립되어 38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양조장이다.
일본 최대 규모의 사케 제조사이며, 1994년 우리나라에도 처음 소개되어 가장 유명한 사케 브랜드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준마이 750’의 경우도 1989년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미국 월계관’에서 생산하는 술이다.
일본 주류의 세계화에 힘쓰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비잔 클리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면 앞서 말한 듯이 사케가 아닌 쇼추이고, 이는 흔히 일본 소주라고 불리는 주종이다.
일본소주라 고하니 사케와의 차이가 무엇인지 떠오르며 둘의 차이가 궁금해진다.
사실, 사케는 말 그대로 한국말로는 술이고 우리가 흔히 사케라고 칭하는 일본식 양조주는 ‘니혼슈 (일본주)’가 맞는 표현이다.
다음은 눈치로 알 수 있듯, 일본소주라 불리는 ‘쇼추’는 우리나라의 소주가 그러하듯 증류주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누룩, 숙성등을 통한 양조로 막걸리와 청주 등을 생산하여, 그 술을 증류한 것을 전통 소주라고 부르듯이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이름의 비잔은 월계관이 위치한 산 이름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여기서 나오는 물을 이용해 양조와 증류를 하고 있다고 한다.
# Tasting note – 비잔 클리어
- 국가 – 일본
- 주종 – 쇼추 (쌀소주)
- 용량 – 720ml
- 도수 – 25%
- 가격 – 2만원 대 (23.2월 대형마트가 기준)
노즈 Nose ;
고도수는 아니지만 증류주답게 알코올부즈가 약간 있다. 쇼추치고 노트가 풍부하다. 고메쇼추답게 사케와 비슷한 듯한 은은한 단내와 함께 향긋한 냄새가 난다.
팔레트 Palate ;
쌀의 단맛이 강하게 난다. 25%가 소주에선 낮은 도수는 아님에도,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맛이다.
피니쉬 Finish ;
위스키 같은 고도수의 술이 아니기 때문에 여운이 길지는 않지만, 팔레트에서 느껴졌던 쌀의 은은한 단맛이 남고 적당한 도수감으로 음식의 느낌함을 잡아주는 정도의 알코올감이 있다.
# Score (3.5/5) – 비잔 클리어
“음식과는 역시 소주만한 게 없구나” 라고 척화비 때리는 친구 녀석 때문에 구매하게 된 술이었다. 가끔 이자카야를 가면 기분도 낼 겸 자연스럽게 사케를 마시곤 한다.
요즘 위스키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긴 하지만, 막역한 사이에 부어라 마셔라 하기에는 소주만 한 것이 없다.
일 년에 몇 번 못 보는 친구들이니 늘 먹는 한국 희석식 소주는 조금 식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어린시절 이자카야에 가면 비싸서 메뉴판에서만 보던 비잔 클리어를 한번 구매해 보았다.
확실히 음식과 곁들여 사케를 마시다 보면 소주의 탁 때리는 타격감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또 늘 마시는 소주는 식상하기 마련. 그 대안으로 마셔볼 만한 술이라고 생각한다.
쇼추의 종류에 따라 가지고 있는 향미가 독특하기도 하고, 적절한 720ml라는 용량이 2~3명이서 즐기기에 딱 좋은 용량 같다.
여전히 소주의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업장에서 마시기엔 몇 병씩 마시는 소주의 가격이 마냥 합리적이지 못하다.
비잔 클리어는 단순 니트가 아니라 온더락으로도 종종 즐기는 술이다.
그에 비해 한국 소주는 다 같이 도수를 낮춰가며 단순 취하기 위한 페어링으로 술상에 놓이고 있다.
분명 소주는 우리나라의 주류문화의 핵심적인 술이다. 하지만, 이런 방향이 더더욱 우리의 주류문화의 특색을 흐리게 것처럼 느껴져 아쉽기도 하다.
특별한 날, 강렬한 소주보다 느긋한 옛 추억들에 취하고 싶은 날이라면 한 번쯤 선택해 볼 만한 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