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주세, 비싼이유?

비싼 주세! 면세점에서 위스키를 놓치면 아쉽지!

대학시절부터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돈이 없어도 꼭 한 번은 들려 구경하고 오는 곳이 면세점이었다.
그중에서도 선물을 위한 술 코너는 꼭 들리곤 했다.

그때도 그렇고 코로나가 완화된 후 일본을 다녀왔을 때도 면세점은 정말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
물론, 요즘 위스키나 코냑 같은 고도수 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0년전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이렇게 붐볐던 기억을 생각해 보면, 취향에 의한 수요라기보다는 압도적으로 비싼 세금 때문에 국내에서 사기에 부담스러운 술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우리가 말하는 고도수 술들 그 중에서도 위스키의 가격은 국내 리쿼샵과 면세점의 가격은 크게는 2배이상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국내의 위스키는 비싼 것일까?

 

주세1
한국 주세 (출처 관세청, 정책브리핑)

 

간단히 얘기하면 우리나라의 주세가 굉장히 높기 때문이다.
주류를 구매하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일단 종류부터 많으니 비싸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복잡하니 차지하고, 간단히 요약을 해보면 우리나라는 주류에대해 종량세가 아닌, 종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량세와 종가세의 차이는 단편적으로 아래와 같다.

    • 종량세는 과세 대상의 최종 물량 단위로 세금을 붙이는 방법.
    • 종가세는 과세 대상의 최종 가격 단위로 세금을 붙이는 방법.

결국은 제품의 양에 혹은 가격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술의 가격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두 세금이 무슨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까지 차이가 나는 것일까?

대표적으로 종량세를 부과하고 있는 곳이 바로 옆나라인 일본이다.
그런이유로 애주가들은 종종 일본에 가서 귀한 위스키들을 구한다.

단순히 예를 들어보자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15만 원 상당의 40%의 700ml의 위스키를 일본에서 구매할 때 붙는 세금은 아래와 같다.
(예시는 1엔은 10원으로 계산해보았다)

    • 제품 단가 : 150000원
    • 관세 (L/20엔) : 0.7*200 = 140원
    • 주세 (L/400엔) : 0.7*4000 = 2800원
    • 교육세 : 일본은 교육세가 없다
    • 부가세 (총액 * 10%) : (150000+140+2800) * 0.1 = 15294
    • 총액 : 약 168234원 [세금 : 18234원]

그렇다면, 동일한 제품을 종가세를 따르는 우리나라에서 구매하면 어떨까?

    • 제품 단가 : 150000원
    • 관세 (제품 * 20%) : 150000*0.2 = 30000원
    • 주세 (제품+관세 * 0.72) : 180000*0.72 = 129600원
    • 교육세 (주세 * 0.3)  : 129600*0.3 = 38880원
    • 부가세 (총액 * 10%) : (150000+30000+129600+38880)*0.1 = 34848원
    • 총액 : 약 383328원 [세금 : 233328원]

제품 가격은 이미 2배가 넘어버리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세금이 10배가 훌쩍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니, 우리는 면세점에서 술을 찾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게 맞아? 왜 이래?

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는가? 정말 왜 이런 식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소비하게끔 되어있을까?

그 원인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주류문화의 근본인 ‘소주’의 가격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종가세는 가격에 붙는 세금이다보니 저렴한 술에는 더 저렴하게, 비싼 술에는 더 비싸게 부과되기 마련이다.

현재 소주는 굉장히 저렴한 만큼 종가세를 적용 시에 큰 세금을 붙지 않지만, 종량세로 변경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소주양인 330ml에 세금이 붙게 되고 그러면 현행의 세금보다 높은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소주의 이미지는 서민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술인데, 이 소주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굉장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함부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근래에 몇 번의 소주값 인상이 뉴스에 나왔던 것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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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가격 인상 기사들

주세에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바람

앞서 말한 이유로 소주의 가격이 오르는 주류세의 변경은 정말 부담스러운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류문화가 소주 위주의 ‘취하려고 마시는’ 문화가 팽배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문화 속에서도 젊은 세대들도 고도수의 위스키나 럼 그리고 저도수에도 와인과 같은 ‘향과 맛을 즐기는’ 문화가 꽃피고 있는 지금 주류세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류를 면밀하게 나누어져 있다. 주종에 따라 만들고 판매하는 것을 면허와 법률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흔히 마시는 참이슬 같은 ‘희석식 소주’와 그 외 고도수의 술들에 대한 주류세에 대해서는 분리를 해서 부과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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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의 주류세에대한 문제제기, 국세청의 주류세관련 취재기사

 

이 글을 작성하게 된 동기도 최근에 팬심으로 늘 보고 있는 김창수 위스키의 대표 ‘김창수’님의 증류소에 국회의원들이 주류세에 대한 취재내용과 최근 주류박람회 혹은 시음회에 자주 강연을 서시는 조승원 기자님의 강연을 보게 되어서이다.

주세가 바뀜으로써 김창수 대표님처럼 국내의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주류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주종을 국내에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김창수 대표님과 조승원 기자님도 영상에서 언급하였지만 실제로 해외를 돌아다녀보면, 증류소는 굉장한 관광산업이기도 하다.

세법의 변화로 국내 수제맥주시장이 성장한 것 처럼 위스키와 그 외 국내에서 양조 밎 증류가 가능하도록, 또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변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술이 싸진다고 단순히 소비량만 늘어나 고주망태처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술을 접함으로써 술이라는 음료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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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납세자 김머미

 

‘취하려고 마시는 것이 술이 아닌, 음식을 즐기듯 다양한 맛과 향을 탐구하며 본인의 취향을 찾아가는 음료가 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필자는 오늘도 모범적인 납세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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