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ttle – 치치부 이치로 몰트앤그레인 화이트
치치부 이치로 몰트앤그레인 화이트는 블랜디드 위스키 (Blended whisky)이다.
치치부는 사이타마현의 치치부시에 위치한 증류소이다.
치치부 증류소는 아쿠토 가문의 양조장으로 부터 역사가 시작되는데 사이타마의 치치부에서 처음 니혼슈를 양조하던 시기는 1625년으로 알려져있으며, 한창 주류산업이 어려웠던 2차 세계대전이후 1940년경에 주류 생산 면허를 취득한 후 니혼슈, 쇼추, 리큐르 등 다양한 분야로 주류 생산 종목을 넓혔다.
198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증류소를 설립하고,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실제로 생산하기 시작해, 1990년에 가문의 양조 역사가 시작된 치치부시의 이름을 따서 현재의 치치부 증류소로 운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일본에서도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본에서 더 이상 큰 기대를 할 수 없게되어 증류소 폐쇄와 함께 원주들도 폐기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는데, 현재 치치부의 주인인 아쿠토 이치로가 원주를 인수하여 증류소를 다시 살리는데 성공하였다.
실제로 당시에 만들었던 원주들을 이용해 만든 블랜디드는 치치부로 개명한 뒤의 원주가 아니기 때문에 오늘 리뷰하는 이 제품처럼 ‘이치로몰트’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치로(Ichiro) 몰트는 가와사키의 그레인 위스키와 함께 폐쇄 전 치치부의 몰트, 현 치치부의 몰트 위스키 그리고 스코틀랜드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미국 등 8개의 3~5년 정도 숙성된 몰트들을 혼합하여 치치부에서 1~3년정도 추가 숙성한 제품들이다.
# Tasting note – 치치부 이치로 몰트앤그레인 화이트
- 국가 – 일본
- 주종 – 블랜디드 위스키
- 용량 – 700ml
- 도수 – 46%
- 가격 – 79유로 (24.6월 라메종드 위스키 기준)
노즈 Nose ;
버번 캐스크의 영향이 크게 느껴지는 바닐라와 함께 부즈가 은은하게 잡히고 이어지는 감귤향이 필자의 최애인 클라이넬리쉬와 겹치는 느낌도 준다. 약간의 꽃 냄새가 시트러스와 조화를 이루지만 블랜디드라 그런지 향 자체가 피어오르는 느낌보다는 동글동글한 뉘앙스를 준다.
팔레트 Palate ;
입에서는 약간의 맥아의 씁쓸, 까끌한 맛이 혀 밑으로 깔리면서 동시에 굉장히 달콤하면서 감귤과 같은 시트러스의 느낌을 준다. 생각보다 블랜디드라고 말하지 않으면 싱글몰트라고 착각할 정도의 적당한 자극이 팔레트 초반까지 꽤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부즈가 살짝 올라오면서 후추의 스파이시가 입안을 지배하여 약간 아쉬운 느낌이 있다.
피니쉬 Finish ;
스파이시함과 부즈가 입 안에서 꽤나 힘있게 남아있다. 다만, 스파이스와 알콜의 자극만으로 단조롭고 짧고 굵은 여운이 블랜디드 특유의 뚝 끊어지는 느낌의 피니쉬
# Score (3/5) – 치치부 이치로 몰트앤그레인 화이트
“와이프 말을 잘들어야하는 이유”
필자의 경우 이치로 몰트 자체가 구하기 힘들다보니, 신혼여행으로 프랑스에 갔다가 라메종두위스키에서 고르게 된 위스키였는데, 당시에 와이프가 ‘프랑스에 와서 일본 위스키를 사는 이상한 아저씨네’ 라고 했던 말이 두고 두고 놀림거리가 된 위스키이다ㅎㅎ..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뭔가 뭔가한.. 느낌의 치치부 이치로 몰트앤그레인 화이트는 확실히 잘 블랜딩되어 시트러스한 감귤류의 느낌과 음용하기 좋고 필자가 좋아하는 클라이넬리쉬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는 훌륭한 위스키이지만 역시 블랜디드 답게 볼륨감 대비 확실한 자극이나 특징이 조금 죽고, 피니쉬에서 뚝 끊기는 느낌이나 후추의 스파이시가 조금 튀는 부분은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10만원 주고 산 블랜디드의 스팩이 이 정도라면 확실히 맛있고 멋진 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라메종에가서 산 위스키이기에..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역시, 와이프 말을 들었어야한다.
결론 : 와이프 말을 잘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