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로익 쿼터캐스크 리뷰 (Laphroaig Quartercask)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10만원 안쪽, 23.7월 기준)

# Bottle –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라프로익은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라벨에서도 보이다시피 라프로익은 알렉산더와 도널드 존스톤 형제(Alexander & Donald Jonston)에 의해 1815년에 세워졌다.

이는 아일라 혹은 아일레이(Islay) 섬 지역의 킬달튼 삼총사로 불리는 아드백, 라가불린의 설립년도인 1815년, 1816년으로 비슷한 역사를 갖는다.
아일라 섬의 특징인 이탄(Peat)의 풍미를 잘 살린 위스키 제품군들이 특징이며 그중에서도 치과냄새, 정향, 요오드, 아말감 등으로 표현되는 약과 관련된 향이 도드라지는 제품들이 많다.

‘상실의 시대’ 작가로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도 라프로익의 오래된 팬으로 유명한데, 그도 “라프로익에는 라프로익만의 맛이 있다 사람들 입맛에 맞추라는 경박한 알랑거림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평한 바와 같이 피트 위스키 중에서도 굉장히 캐릭터가 강한 위스키이다.

증류소에서도 공식으로 본인들을 표현하는 카피로 “Laphroaig—love it or hate it, there’s no in between” 라 하며 자부심을 갖는 듯하다.

또 다른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독특한 캐릭터의 맛도 있지만, 팬덤 형성에 힘쓴 증류소이기 때문이다. “Friends of Laphroaig”(FOL)이라는 동호회를 증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동호회의 재미있는 점은 라프로익 증류소 소유의 땅을 영구 대여해 준다는 점이다.

아무에게나 주는 것은 아니고, 라프로익 제품을 구매하면 사진처럼 구성품 중 소개서가 있다. 이 안에 고유번호가 배정되어 있는데 이를 홈페이지 가입을 하면 땅을 부여받을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자신의 땅을 열람해 볼 수도 있다.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 구성품들 (좌), 설명서 고유번호를 등록하면 받을 수 있는 증명서 (우)

현제 정식 라인은 ’10년, 쿼터 캐스크, 10cs, 25년, 30년’으로 출시되고 있다. 퍼스트필이나 세컨트필 버번캐스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같은 짐빔 산토리사 소속인 ‘메이커스 마크’의 버번캐스크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리뷰하는 ‘쿼터 캐스크’의 경우는 보통 불리는 500L짜리 배럴의 1/4 사이즈인 쿼터 사이즈 (125L)의 캐스크를 의미하며, 부피가 작은 만큼 접촉하는 표면적은 넓어져 짧은 시간에 버번 캐스크 숙성의 특징을 뽑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캐스크에 대해 알아보기


# Tasting note –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8%
  • 가격 – 10만원 안쪽 (23.7월 기준)

 

노즈 Nose ;

강렬한 피트향이 코를 찌른다. 아드벡이나 아일라의 다른 증류소와는 또 다른 피트향으로 빨간약이라고 부르는 요오드와 비슷한 향이 강렬하게 나고, 그 뒤로 버번캐스크의 바닐라 향과 같은 크리미한 노트가 부드럽게 올라온다.

팔레트 Palate ;

견과류, 토피한 달콤함과 은은한 짠맛이 섞이며 단짠단짠이 느껴진다. 팔레트 자체가 강렬하여 직관적으로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노트에서 느껴졌던 요오드는 입에 들어오면서 치과의 정향과 비슷한 정도로 수준이 조금 잡히며, 스모키향이 뒤를 이어준다.

피니쉬 Finish ;

토피함이 스모키로 바뀌면서 스파이시함과 함께 여운이 남는다. 그 기분이 마치 달고나를 묻힌 젖은 나무 향(?)이 생각나게 한다.


# Score (4/5) – 라프로익 쿼터캐스크

“피트에 합격하셨다면 이만한 술이 있나”라고 개인적으로 평하고 싶다.

처음 이 보틀을 살 때도 아일라 피트라는 것을 접한다는 생각에 설레었고 실제로 접한 라프로익은 너무나도 놀라운 맛의 세계였다.

대중적인 맛은 아니지만 라프로익에서 추구하는 캐치프레이스 “love or hate”에 걸맞게 나는 사랑에 빠진 기분이었다.

당시에 싱글몰트는 커녕 위스키도 즐기지 않던 주변 지인들에게 라프로익이라는 술에 대해서 광적으로 얘기하고 다니곤 했던 걸 보면.

바이알을 손수 구해서 나눠주고 다녔던 기억을 회상해 보면 이불을 발로 차고 싶어 지지만, 새로운 것을 접해 놀랍고 즐거웠던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피트위스키를 마실 때 그 첫만남으로 돌아가 미소 짓게 하는 라프로익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서두에도 얘기했지만, 싱글몰트에 관심이 생겼다면 셰리가 판치는 작금의 위스키 트렌드에서 조차도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피트의 장벽을 넘어섰다면, 이 위스키를 싫어할 수 있을까? 싶은 정말 매력적인 위스키.

셰리보다 저렴하고 경쟁자는 적지만 알찬 매력의 피트 위스키 세계 – 라프로익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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