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 마크리무어CS 리뷰 (Arran Machrie Moor cask strength)

마크리무어CS
아란 마크리무어CS (13~4만원 대, 23.1월 해외직구 기준, 국내는 +2~3만원)

# Bottle – 마크리무어CS

마크리무어 CS는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라벨지에 적힌 이름은 생소한 마크리무어(Machrie Moor)지만, 사실 아란(Arran) 증류소의 피티드 위스키 라인이다.

1995년에 설립된 젊은 증류소인 아란 증류소는 시바스리갈의 전 이사인 Harold Currie에 의해 설립되었다.
2010년까지 여러 해 적자를 일삼았다.

그를 타개하기 위해 병의 모양도 많이 바뀌고, 라인업도 생겼다 사라지는 등 수난이 많았다.

아란이 처음 증류소를 만든 ‘로크란자 증류소’는 빗물이 내려 6개의 폭포를 거쳐 모이는 수원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6번의 폭포를 거치는 동안 정화 작용으로 인한 이 물이 증류소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만큼 매력이 다 발굴되지 않은 증류소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란은 처음 ‘로크란자’에 위치한 증류소에서만 증류를 했었지만, 최근에 Lagg증류소를 인수하면서 두 개의 증류소에서 증류를 하며 제품군 또한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리무어는 앞서 말했듯 아란 증류소의 피티드 처리된 위스키 제품군 라인의 이름이다.

아란 섬 서쪽 해안가의 이탄 습지의 이름이고, 그 유래에 걸맞은 피티드 위스키 제품군을 출시했다.

아란 마크리무어 라인의 정규 제품군으로 10년과 CS 제품 두 가지가 출시되고 있으며, 두 제품군의 라벨모두에 늠름한 강아지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CS의 경우 은색 라벨지에 강아지가 늠름하게 서있어서 ‘은개’라는 귀여운 애칭을 가지고 있다.

이 강아지 그림의 유래는 역시, 마크리무어 지역에 내려오는 전설에서 따온 것이다.

청동기 시대의 이 습지에 살던 Fingal이란 거인전사가 기르던 개 Bran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역시, 위스키에는 라프로익 때도 얘기한 것처럼 조금은 유치하지만,

특히나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세계관 마케팅이 또 이 위스키의 팬덤을 만드는 재미인 것 같다.
[필자 본인이 재미있어해서 남자답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님 🙂 ]


# Tasting note – 마크리무어CS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56.2%
  • 페놀 – 20 ppm
  • 가격 – 13~4만원 대, (23.1월 해외직구 기준, 국내는 +2~3만원)

노즈 Nose ;

처음 맡으면 피트의 약품 내와 시트러스 한 향이 섞여 들어오면서 레몬향이 연상된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조금 지나고 나면 달달한 냄새와 함께 파인애플도 떠오르고, 이후에는 피트의 고무, 약품 같은 냄새가 난다.

확실히, 아일라의 장작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피트감이다.

팔레트 Palate ;

아란의 위스키답게, 시트러스함이 독보인다. 에어링이 될수록 단맛이 강렬해지면서 굉장히 직관적으로 달콤하고 맛있다고 느껴진다.

달달함, 시트러스 그리고 약간의 오일리함과 피트가 섞이면서 파인애플이 연상되는 맛.

혀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피트감이 올라오며, 시트러스함이 스파이시함으로 바뀌면서 후추의 매운맛이 느껴진다.

피니쉬 Finish ;

장작보다는 오일에 불을 붙인 듯한 스모키 함. 그리고 스파이시한 느낌이 오래 남고, 버번 오크통의 바닐라와 크림향이 은은하게 스파이시 뒤로 남아 기분 좋은 여운을 준다.


# Score (4.5/5) – 마크리무어CS

“에어링 되고 나니 디자인도 맛도 너무 내 취향이야” 라고 소개하며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는 피트위스키이다.

아일라와는 다른 피트라는 말을 듣고 호기심과 기대로 가득 차 처음 뚜따를 했을 때는 단 맛은 없고, 오일리한 피트감에 시트러스보다는 쓴 맛에 가까운 최악의 위스키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역시 피트위스키는 아니, 그저 위스키는 에이링에 의한 맛의 변화를 느끼는 것 까지가 재미인 것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단 맛과 아란 특유의 경쾌한 시트러스감이 극한으로 올라오면서 요즘에는 정말 잔에 따르지 않아도 혀의 시트러스감이 돌아 침이 고이는 맛있는 위스키이다.

비슷한 결의 위스키가 이 페이지에서 리뷰했던 위스키 중에는 요이치 NAS가 있는데,
[요이치NAS 리뷰 (Yoichi NAS)] 이 위스키도 처음에는 단 맛이 전혀 올라오지 않아서, 상쾌한 주정(?) 사케스러운 맛만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요이치의 경우도 시간이 지난 뒤에 올라오는 단 맛과 과일 풍미에서 열대과일느낌의 멜론이 잡히기 시작했었다.

아란 마크리무어CS도 에어링 후의 올라오는 열대과일의 느낌과 단 맛이 이 위스키의 진가를 보여주는 제품 같다.

국내나 해외에도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서 가격이 좀 높은 게 흠이지만, 10만 원 중반까지는 주고 먹어도 정말 맛있는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입에 떨어지자마자 느껴지는 달콤함과 느끼할 수 있는 오일감을 시트러스와 피트로 타격감으로 밸런스를 잡아주는.. 거기에 캐스크 스트렝스라는 타격감까지..!

오늘은 ‘은개’와 함께 마크리무어CS 해안가를 산책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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