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드로낙 21년 리뷰 (Glendronach 21yo)

글렌드로낙 21년
글렌드로낙 21년 (50만원~ 대, 23년 2월 보틀 소매기준)

# Bottle – 글렌드로낙 21년

글렌드로낙21년은 싱글몰트 위스키 (single malt whisky)이다.

글렌드로낙은 ‘셰리밤’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고, 빌리 워커 옹의 일화로도 굉장히 인기가 있던 하이랜드의 증류소이다.

엔트리인 12년 리뷰에서 한 번 리뷰했었던 만큼 증류소 전반에 대한 내용은 첨부로 하고 제품 라인에 대해서만 얘기하려고 한다.
드로낙의 증류소&빌리옹 이야기 : 글렌드로낙 12년 리뷰 (Glendronach 12yo)

한정판이 유난히 많은 증류소이긴 하지만, 오피셜인 12, 15, 18, 21년 산도 굉장한 인기이다.

이유는 역시 가성비와 가심비를 다 채웠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셰리캐스크의 올로로소와 페드로 히메네즈를 잘 섞어서 고숙성이 궁금한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는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나라 기준으로 맥캘란 18년은 현재 소매가 약 75만원대 인 것에 비하면 드로낙 21년의 경우가 50만 원 전후 가격 대 인 것을 감안하면, 네임벨류보다 셰리 자체에 팬이라면,
이 보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고숙성으로 갈수록 스카치는 기후특성상 엔젤스셰어(Angel’s share) 도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예외로, 아메리칸 버번 중 사막지역에서 숙성을 시키는 곳은 물의 증발량이 더 높아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고 숙성 저도수의 술들은 힘이 좀 빠지는 게 일반적이고 좋게 얘기하면 숙성감이 높아 알코올이 순하다라고 평하는 경우도 있지만, 밍밍해진다고 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그 소비자의 마음까지 읽어서 48%라는 도수로 출시한 제품이 드로낙 21년이다. 그저 빛.

 


# Tasting note – 글렌드로낙 21년

  • 국가 – 스코틀랜드
  • 주종 – 스카치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8%
  • 가격 – 50만원대 (23년 2월 보틀 소매기준)

 

노즈 Nose ;

간장 색에서 오는 이 달달한 향은 가히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올로로소와 PX 캐스크 혼용이지만, 21년 숙성에서 올로로소의 달콤 상큼함은 좀 날아가고 꾸덕한 건포도 향이 지배적이다.

그 후에 셰리캐스크 특유의 쿰쿰한 오크통 냄새와 함께 바닐라와 같은 크리미 한 향이 올라오며 끈적하며 달콤한 향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팔레트 Palate ;

향에서 느낀 꽉찬 바디감이 입안에서 달콤함으로 퍼진다.
고숙성다운 바디감이 자연스레 미소 짓게 만들어지는 건포도 혹은 자두의 달달함.
다른 말이 필요없이 맛있다.

아마 병의 양을 봤을 때 충분한 에어링이 되어 올로로소 셰리캐스크 씁쓸 상큼한 맛은 많이 잡히고, 달달한 히메네즈의 맛이 주로 난다.
단순 건포도라기보다는 살구와 자두 같은 복합적인 과일향 캔디를 빤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달달한 맛이 지배적이다.

피니쉬 Finish ;

풍부한 바디감이 노즈부터 느껴졌던 것처럼 달달한 피니시가 길게 남는다.

고숙성이다보니 오크의 영향을 많이 받아 드로낙의 특징 중 하나인 스파이시가 많이 남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랜 시간 속에서 스파이시함은 빠지고 오키함만 남아서 단향+바닐라의 고소함이 꼭 베리가 올라간 케이크를 먹은 듯한 인상이 부드럽게 남는다.


# Score (4/5) – 글렌드로낙 21년

“와 이거 색부터 진짜 간장이네” 라고 소리가 절로 나오는 흥이나는 위스키이다.

교수님이 되신 선배와 함께 ‘미스터 칠드런바’에서  라가불린 12년 2022SR 리뷰 (Lagavulin 12yo 2022SR) 이후에 셰리도 한잔 마셔야 하지 않나? 해서 마신 글렌드로낙 21년.

좋은 소식과 함께 마신 위스키라 더 그랬을 것이고, 아무 때나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술은 아닌 만큼 더 달았던 한 잔이었다.

역시, 맛에서야 깔게 없었다. 일전 한번 리뷰한적이 있는 글렌드로낙의 오피셜라인 중 가장 고숙성 위스키인 글렌드로낙 21년이다.싱글몰트라는 것들이 개성으로 마시는 술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좋은 날, 바로 그 기분에 맞춰 즐길 수 있는 이 위스키란 술은 정말 매력적이다.

느끼한 안주와 얼큰하게 취한 1차 후에 시커먼 남자들끼리 예쁘장한 쁘띠 카페에서 달달한 케이크나 먹으며 추억을 팔 순 없으니 말이다.

다니던 시절은 지독했지만, 현재 이 모습으로 살 수 있게한 대학원에 대해 추억하다 보면 비루하고 가난했지만, 달달한 기억들을 로 미화되어 있다.

그 간지러운 기억들을 제정신으로 말하기에는 우린 지금을 너무 자랑하는 것 같아 너무 부끄럽다.
또, 그때 고마웠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에도 낯 간지러운 일 들이다.

독주라는 핑계삼아 우리는 취한 척 부끄럽고 낯부끄러움을 조금 내려놓고 달달한 기억들을 이런 방식으로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못난 그런 모습을 알아도 모르는 척 서로 덮어주는 하나의 도구가 바로 술이 아닐까 하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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