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듯 낯선 문구들
이전 포스팅 위스키 용어 알아보기 (싱글몰트, 블랜디드) 에서 간단한 용어들에 대해서는 설명하였지만, 라벨을 자세히 뜯어보다 보면 뭔가 익숙한 듯 낯선 단어들을 마주한다.
Non-chill filtered, vol, proof, ABV와 같은 글씨가 보이는데, 언듯 읽어보기에 어려운 단어들이 아니라 짐작은 가지만 무엇인가 싶기도 하다.
위스키를 즐기는데, 라벨에 있는 내용들은 다 알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번째 상식으로 희석과 여과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병입과정의 Proof(희석)과 Filtered(여과)란 무엇이고 왜 하는 걸까?
캐스크에서 병에 위스키를 옮겨 담는 희석 과정을 ‘Proofing(프루핑)’이라한다.
또, 그렇게 병입된 알코올 도수표기로 Proof(프루프)와 ABV(alcohol by volume)라고 한다.
ABV야 직관적으로 알코올의 농도를 따지는 것이라지만, Proof는 직관적이지 못한 느낌이 든다.
그 이유는 16세기 영국에서 기원한다. 현재는 미국 버번위스키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긴 하지만,
‘100 Proof’라고 불리면 화약에 불이 붙는 증류액의 알콜 도수를 의미하고, 그렇지 않은 증류액을 ‘Under proof’라고 하였다.
[화약에 불 붙이는 100 Proof는 당시에는 알콜 도수 57.15%였다고 한다.]
현재의 100 Proof는 50 ABV와 같게 취급한다.
언급한 것처럼 미국 버번에서는 프루프를 많이 사용하고(병기하거나), 버번을 제외한 싱글몰트에서는 ABV를 따라 도수를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왜 희석(proof)을 할까요?
일반적으로 배럴의 도수는 증류를 통해 50~60% 정도 된다.
그래서, 희석의 기본은 당연히 생산면에서 원액(Sprits)의 경제성이다.
그렇다면 마냥 물을 타버려 생산성을 더 높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스카치의 경우는 스코틀랜드 법상 위스키는 40% 도수라는 하한선이 존재한다.
마트나 리쿼샵에 가면 대부분의 스카치위스키 도수가 40%를 갖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아메리카 버번위스키의 경우는 도수가 40%인 위스키보다 더 높은 도수의 위스키들이 흔하다.
가령, 3대 버번위스키라고 하는 와일드터키는 오피셜 라인업이 101 Proof로 버팔로 트레이스와 메이커스마크도 90 Proof로 출시된다.
하한선 이후의 문제는 역시, 제품이 추구하는 맛의 콘셉트이다.
하이볼에 적합한 위스키인가? 니트로 마시기에 좋은 위스키인가? 가 예가 될 수 있다.
하이볼로 말아먹는 위스키의 경우는 대부분 40도 초반의 도수를 갖는다.
더 높은 도수라면 하이볼을 만들어 마셨을 때, 위스키의 캐릭터가 기껏 만든 하이볼의 맛을 압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니트로 마시기 좋고, 원액에 더 자신이 있는 위스키들이라면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한 물을 조금도 타지 않은 ‘캐스크 스트렝스’ 혹은 ‘배럴 프루프’의 형태로 출시를 하기도 한다.
실사례로 짐빔 가문의 전설 부커 노(Booker Noe)의 손수 고른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인 부커스가 유명하다.
부커스가 숙성창고의 노동자들이 몰래 맛보던 그 맛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취지의 제품이기 때문. 증류한 최고의 원액을 니트부터 온더락, 하이볼까지 마시는 사람에 취향에 제품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과 – 필터링, Filter (Filtering)
여과야 위스키에서가 아니라면 익숙한 단어다.
말 그대로 필터링, 뭔가를 걸러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위스키 병입과정에서 여과, 필터링은 왜 필요한 것일까?
당연히, 오랜 시간 나무통에서 숙성을 하다 보면 캐스크 내부의 이물질이나 차링(charring) 과정에서의 오염물질들을 숯이나 패드들을 통과시키기도 한다.
그 외 위스키 제조 공정 중 특이한 여과 과정인 ‘Chill filtering’의 경우는 흔히, 냉각여과라는 공정이 있다.
위스키는 제조과정에서 지방산과 단백질 미립자가 생성되는데, 추운 날씨에서 이 지방산과 단백질 미립자의 변형과 엉김 현상으로 인해 위스키의 색과 탁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는 마셔도 이상은 없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호불호가 생길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 냉각여과 방법이다.
일부러 온도를 0도까지 낮추어 혼탁된 단백질들을 패드나 시트를 통과시킴으로써 걸러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패드를 거치기도 하고, 위스키 구성성분 중 일부가 제외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스키 품질에 대한 논란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Chill filtering은 표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오히려, 많은 제품들에서 Non-chill filtering을 표기한다. 칠 필터링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른 대안으로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46% 이상으로 병입 하는 것이다.
사실, 위스키를 자주 즐기는 사람들은 이 높아지는 도수에 대해 반감이 전혀 없지만(오히려 반기는 쪽..), 앞서 프루프에서 다뤘듯 도수는 제품 맛의 콘셉트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류소 선택의 영역으로 보인다.
다음엔 캐스크나 증류기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겠다.
정말로 티스토리는 글이 없네요.^^;;
어쨌든 지금 블로그 너무 깔끔하고 좋네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사실상 펍코드가 문제 생긴 뒤로는 맘이 너무 상해버려서 로그인만 하면서 눈팅만 하는중이에요..ㅎ
방문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