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치NAS 리뷰 (Yoichi NAS)

요이치
요이치NAS (13만원 전후, 23.1월 기준/ 현지가 5000엔 이하)

# Bottle – 요이치NAS

요이치는 일본 싱글몰트 (Japanese single malt whisky) 이다

요이치 증류소하면 일본 위스키의 첫발을 내딘 대부인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철학이 담긴 닛카 증류소 중 한 곳이며,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1894년생으로 100년도 더 전 사람이지만, 일본 내에서도 ‘맛상’이라는 드라마가 그의 일대를 그리면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에서 굉장히 오래 유학하며 위스키에 대한 공부를 하고, 수학하였던 롱몬이나 헤이즐번 증류소와 비슷한 기후를 갖는 홋카이도에서 증류소를 차리고 싶었지만, 초창기 재정문제로 토리이 신지로라는 사업가와 오사카에 증류소를 설립한다.

그 당시에 생긴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가 바로 지금도 유명한 산토리의 근본이 되는 위스키이다.

산토리의 정신은 일본인들이 잘 즐길 수 있는 위스키를 추구하고, 타케츠루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통 스카치를 꿈꾸면서 결국 타케츠루는 자신이 처음 계획했던 홋카이도에 1934년 증류소를 설립하고, 그게 바로 지금의 요이치 증류소이다.

타케츠루는 스코틀랜드보다 더 전통에 집착하였는데, 당시의 위스키의 정점은 좋은 지역의 싱글몰트들을 섞어 맛있는 블렌디드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1969년에 미야기쿄 증류소도 설립을 하게 된다.

타케츠루가 죽음을 맞이한 1979년까지도 그의 위스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케츠루는 제대로 된 위스키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고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끝까지 위스키 숙성을 지키며 후일의 씨앗을 심는다.

이 씨앗이 그가 죽은 후이긴 하지만 1989년 ‘싱글몰트 요이치’와 ‘싱글몰트 미야기쿄’로 발매되고 2000년대에는 그를 기리며 나온 앞서 나온 두 몰트위스키를 섞은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인 ‘타케츠루 12’년이 발매된다.

스카치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증류소들도 현대화가 진행되어 몰딩의 자동화나 전기, 석유연료를 사용하는데 반해, 요이치는 아직도 전통방식의 플로어몰팅과 석탄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원조보다 더 원조스럽게. 일본이라는 나라의 장인이란 것이 어떤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

타케츠루 마사타카

 


# Tasting note – 요이치NAS

  • 국가 – 일본
  • 주종 – 재패니스 싱글몰트
  • 용량 – 700ml
  • 도수 – 45%
  • 가격 – 국내수입 10만원정도 23.1. 기준 / 현지 5000엔 미만.

노즈 Nose ;
저숙성에서 오는 알코올부즈가 조금 있지만, 부즈 이후의 지배적인 과일의 향과 피트(peat)가 인상적이다.
셰리피트와 같은 내음은 아니지만, 과일의 화사함과 함께 오는 피트가 나름 매력이 있다.

버번캐스크의 청사과 같은 가벼운 과일향이 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크리미 한 향이 조화를 이루며 멜론 같은 느낌도 느껴진다.

워낙 경쾌한 과일향에 부즈가 섞이다보니 사케에서 느껴지는 향긋함이 기존에 즐기는 스카치랑은 다른 재미를 주는 듯하다.

팔레트 Palate ;
의외로 혀끝에서 첫맛은 정말 짧지만 짠맛이 툭 치고 지나가며, 그 이후 달콤함과 스파이시함이 올라온다.

지배적인 맛은 향에서 느껴졌던 과일보다는 스파이시함이 비중이 제일 높게 느껴지며, 달콤함도 과일보다는 사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곡물 단 맛처럼 느껴진다.

단 맛 이후에 분리된 듯 아슬아슬하게 딸려 들어오는 피트와 옅은 스모키 함이 피트 위스키임을 주장하는 듯하다.

피니쉬 Finish ;
피니쉬 자체는 굉장히 짧은 편이지만, 곡물과 너티함 그리고 피트가 코를 살짝 건들고 여운을 남긴다.

노즈에서 많이 나왔던 과일향보다는 크리미한 바닐라의 향이 강하며
미약하지만 스파이스가 편하게 마시기 좋은 피니쉬로 남는다. 데일리 위스키로 제격.

 


# Score (4.5/5) – 요이치NAS

타케츠루의 “스카치보다 더 스카치답게”라는 말에 관심을 갖게 되어 접한 요이치nas는 기존에 내가 마셔본 싱글몰트 스카치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요즘 부쩍 5대 스카치라고 하며 인정받으며 재패니스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졌다.

위스키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한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중에서도 재패니스 위스키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가격이 불과 몇 년 전과는 수 배를 증가하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공급이 달려서 품귀가 일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조금 더 일찍 위스키를 즐겼다면 더 많은 경험을 해봤을텐데 라는 아쉬움까지 남는다.

시장원리를 따라 재패니스 위스키들도 고숙성 위스키는 접하기 힘들어도 NAS (non-aging-statement) 제품들의 공급을 늘려오고있어서 그래도 웃돈을 주면 구할 수 있는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삿포로 여행 중에 우연히 방문한 슈퍼에서 구입하여 5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가져왔지만, 그 덕분인지 정말 정말 만족하면서 마신 위스키이다.

시간을 두고 마실 수록 스카치 같다는 생각이 더 들긴 하였지만, 처음 뚜껑을 열어서 음미하였을 때는 확실히 단 맛보다 스파이시함이 강렬하고 내음도 기존의 유명한 스카치들과는 다르게 사케처럼 가벼우면서 경쾌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마실수록 느껴지는 피트의 조화라던지 곡물의 달콤함 그리고 스카치 특유의 스파이시함과 같은 친숙한 맛들이 복합적으로 구현되어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뭔가 묘한 위스키이기도 하다.

괜히, 요이치뱅크라고 불리우는 요이치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만들어준 굉장히 취향 저격당한 위스키.
일본의 원조보다 더 원조답게 혹은 세상 무엇도 일본답게의 그 어딘가를 경험한다는 것이 묘한 재미를 준다랄까?

야마자키, 하쿠슈, 하모니가 너무 유명해서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들어본 위스키 포지션이긴 하지만, 저렴할 때 정말 많이 즐겨놓고싶은 나름 굉장히 애정하고 소중한 위스키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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